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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톤즈마을 의약품 전달 2023.8.20-8.24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인사 드립니다

서울을 출발해 21시간만에 <울지마톤즈>의 고향 아프리카 남수단 수도 주바에 도착했습니다. 

2010년 첫 방문 이후 6번째여서 그런지 위험하거나 낯설다는 생각보다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이번 방문은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태석재단을 대표해 의약품 전달을 하러 온다는 소식에 정부차원의 대대적인 환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항에 복지부장관과 외교부 직원이 나와 영접하고 첫날부터 외교부장관, 남수단 주교 등 유력인사와의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남수단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인 <주바 티칭 병원>… 

이태석재단과 (사)함께나누는세상, ㈜중헌제약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5억 원 상당의 의약품 전달식이 열렸습니다.

행사 시작 일주일 전 보낸 의약품이 잘 도착했는지 확인을 위해 의약품 보관소를 찾았습니다.

대한민국 국기와 이태석 재단로고가 있는 120여개의 의약품 박스를 보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2012년 이태석 재단설립 당시의 약속을 십 년 만에 지켰다는 감동 때문입니다. 

의약품 전달식에는 이태석재단에서는 저와 이태석리더십 아카데미 구진성 대표, 재단 미주지부의 구교산 지부장이 참석했고 남수단에서는 보건부차관, 병원장을 비롯해 보건분야 전문가, 외교부 담당자, 국영 방송국에서 취재팀도 나왔습니다. 의약품 전달행사에 남수단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데는 절박한 이유가 있습니다.  열악한의료 현실때문입니다.

규모가 가장 큰 인 이곳 병원도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고 미국 NGO단체에서 보내오던 의약품에 의존해왔는데 이마저도 얼마 전 갑자기 중단돼 병원운영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행사를 마친 후 병원에 요청해 내부시설을 둘러봤습니다. MRI, CT같은 검사장비는 고장이 나 방치되어있고 복도에 쓰러져 피를 흘리며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곳곳에 보였습니다. 이태석신부가 이 광경을 보면 어떠했을까 생각하니 의약품지원은 정말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  4년만의 만남 -

방문단을 태운 11인승 소형비행기가 톤즈공항의 비포장 활주로에 흙먼지를 일으키며 도착합니다. 

창문밖을 보는 순간 깜짝놀랐습니다. 수많은 학생들과 주민들이 손을 흔드는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문이 열리자 함성과 아프리카 토속춤, 노래소리가 공항을 뒤덮고 주민 대표가 방문단에게 꽃다발까지 걸어줍니다. 인파를 정확히 셀수는 없지만 천여명이 넘고 톤즈지역 초중고생이 모두 나왔다고 합니다.  

잠시후 무장한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다가오는 얼굴이 보입니다. 톤즈를 관할하고있는 와랍주 주지사입니다. 그는 톤즈 방문을 환영한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주민대표들을 일일히 소개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환영이어서 모두가 당황할 정도였습니다. 이태석신부가 톤즈를 떠난지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숨결은 톤즈에게 있음을 알았습니다.     


반가움

수많은 인파속에 방문단을 멈추게한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이태석신부의 얼굴이 새겨진 교복을 입고 있는 어린아이들, 올해1월 개교한 이태석초등학교 학생들입니다. 그들의 손을 잡는 순간 말로 표현할수 없는 기쁨이 몰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이신부의 얼굴이 그려진 흰색티셔츠를 입고 있는 13명의 젊은이들이 다가와 인사를 합니다. 와우지역 의과대학에다니는 이태석 장학생입니다. 버스를 타고 10시간 걸려 왔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얼굴을 처음 마주하니 너무나 반가워 한 명 한명 악수를 하고 안아주었습니다. 긴장해있던 장학생들의 얼굴에 비로서 웃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태석 장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반가움의 인사를 했습니다. 

"여러분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항상 이태석신부의 제자임을 기억하고 힘들고 어려울땐 한국의 후원회원분들의 사랑을 생각하며 이겨내길 바랍니다"        

장학생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을 했습니다. 


선 물

톤즈 시립병원, 이태석신부가 떠난 후 톤즈에서 유일하게 무료진료를 하는 곳입니다. 

남수단의 지방 의료환경은 상상할수 없을 만큼 열악합니다. 제대로된 병실은 없고 수술장비와 의약품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나라가 가난해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방문에 앞서 병원측에 필요한 의약품을 확인한 후 준비를 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마을 주민, 의료진이 모두나와 손을 흔들고 열렬하게 환영을 합니다.

곧이어 진행된 의약품 전달 행사... 

병원장은 '의약품이 부족해 애를 태웠는데 한 명의 목숨을 더 살릴수 있게 되었다며 이태석재단과 중헌제약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어진 이태석재단 이사장의 인삿말 시간,  의례적인 인사보다는 13명의 의대생 제자를 불러내 소개하고 재단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이태석 장학생은 이태석신부의 사랑을 이어갈 인재를 키우는 것입니다. 이 신부가 생전에 했던 것처럼 이태석재단도 여러분에게 삶의 희망 찾도록 돕겠습니다. 오늘전달한 의약품은 이태석신부가 톤즈에 드리는 선물이며 약속입니다" 인삿말을 끝내고 뒤에 도열해있는 이태석장학생을 보는 순간 깊은 감동이 몰려와 다시한번 안아주었습니다.

가난과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스승의 길을 가고있는 그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했기 때문입니다.

이태석신부와 인연을 맺은지 십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동안 말로 담아낼수 없는 음해와 소송 등 고통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참고 견디며 이태석재단을 지켜왔는데  그 선택이 옳았음을 아프리카 남수단의 외진마을 에서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삶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기회를 주신 이태석재단 후원회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태석재단 이사장 

구수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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